보이지 않는 사람들] <6/10> 정말 적은 누군가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미러 시즌3-

제가 넷플릭스 블랙밀러 시리즈에 너무 적응했는지 아니면 이 에피소드가 유독 아쉬운 건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본 것 중에 가장 낮은 점수를 주고 싶은 에피소드였다.

사실 이걸 그냥 누구나 만들어 냈다면 꽤 잘 만든 드라마라고 할 수 있지만 명목이 블랙미러의 찰리 브루커가 만든 작품이라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었고, 그 기대치에 비해 사실 조금 아쉬운 작품이었다. 저는 블랙미러 시리즈를 끝까지 본 후 엔딩 크레딧도 조금 보는 편인데 블랙미러 시리즈는 거의 모든 작품을 찰리 브루커 혼자 각본을 쓰고 있다.

보통 서양권에서는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드라마 제작까지 겸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드라마 제작과 각본이 딱 구분돼 있으면 외국은 기본적으로 이야기의 틀을 만드는 사람이 보통 제작까지 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영화는 또 다르게 전문 각본가가 붙기는 하지만 이런 걸 보면 좀 흥미로운 부분이긴 하다. 이것은 그 나라의 문화산업에 따라 약간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아무래도 지난 시즌에 비해 시즌3는 무려 에피소드가 6개 늘었다.

넷플릭스 자금이 투입된 결과로 보이지만 저는 무리하게 이야기를 늘리기보다는 그냥 평소처럼 4개 정도로 만들고 좀 더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각본을 찰리 브루커 혼자 다 써야 한다는 것인데 공동 각본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한국의 유명 드라마 작가처럼 어린이 작가가 여럿 있는 것도 아니니 혼자서 제작과 각본까지 다 써야 한다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번에 감상하게 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사실 시작하자마자 저 괴물들이 인간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고, 나의 이런 예상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찰리 브루커는 독특한 렌즈를 이용해 남의 눈을 가지고 장난(?) 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그러다 눈에서 뭔가 이상한 빛이 났을 때부터 저런 괴물들은 무조건 불쌍하고 억울한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알아차리는 편이 아닌데 금방 알아차린 걸 보면 다른 사람도 금방 눈치채지 않았을까.

사실 만에 하나 반전을 기대했던 저는 제 예상이 너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면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그리고 이후 드라마가 갑자기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한다. 사실 그 전까지는 어느 정도 긴장감도 유지하고 호기심도 유발했는데 비밀이 풀리자 이렇게 돼버린 것이다.

사실 왜 인간이 군인의 시야를 조정하면서까지 무고한 인간을 죽이는지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나오지 않은 게 조금 아쉽다.

열등한 민족 혹은 인종이라 죽이는 것인지, 아니면 저것도 단순한 전쟁훈련인지 몰라서 좀 애매하다고나 할까. 어느 정도는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서 설명을 하지 않고 진행하다 보니 드라마를 다 보고도 별로 기억에 남는 내용이 없다고나 할까.

군인의 신경세포에 뭔가를 주입해 군인의 시력을 포함한 모든 감각을 조절하지만 심지어 후각까지 조정할 수 있다는 게 좀 기상천외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전쟁 트라우마를 겪는 군인을 줄이기 위해 무고한 인간을 괴물처럼 보이게 하고 군인들이 자신들은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 한다는 것인데 사실 이런 것을 보면 인간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하지 않고 항상 꼼수로 해결하려는 것이 보여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애초에 전쟁을 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최우선 아닌가. 그러나 정치인이든 군수산업을 위해서든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두텁게 하기 위해서든 선량한 사람들을 다수 죽일 수밖에 없는 잔인하지만 금전적으로는 이득인 전쟁은 해야 하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놈(국가)은 꾸짖고 싶으니 놀라울 정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을 이상한 곳에 쓰는 것 아닌가.사실 최근 핫한 딥페이크 기술도 아이돌 가수의 얼굴을 따서 포르노라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말 천재 과학자들이 만든 다양한 기술이 이렇게 잘못된 방향으로 사용되는 것을 알게 되면 무덤에 계신 분들이 확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뭐 이 에피소드 자체는 딱히 임팩트가 없는데 던지는 메시지는 상당히 의미심장하긴 해서 보면서 약간 긴장감이 있었다. 아마도 미래에는 인간의 모든 감각을 통제하는 시대가 정말 올 것 같고,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내가 받아들이는 정보와 나를 스치는 정보가 조작된 정보인지도 모르고 매료된 채 내 인생 중요한 결정으로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 하지만 남자 주인공은 괴물이라고 생각한 인간들을 무참히 살해하고 죽이게 되는데, 자신이 믿는 정보가 진실이라고 확실히 믿는 사람들이 보통 귀가 얇기 때문에 더 그렇지 않을까 싶다. 저도 귀가 너무 얇은 편이라 무슨 말을 들어도 항상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려는 편인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정보를 투명하고 보다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효과가 있다.전작에 비해 강렬함 면에서 좀 약하지만 블랙미러 산쥬니페로는 너무 따뜻하고 공평한 blog.naver.com 하지만 전쟁을 하는 군인들의 죄책감을 줄이기 위해 상대를 괴물처럼 보이게 만드는 인간이라니. 다만 이 정도면 인간은 스스로 공멸해도 상관없는 수준 아닌가.

블랙미러 시리즈 중 가장 뒤지지만 그래도 역시 찰리 브루커의 명성은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고 볼 만하다.